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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무렵에 잠깐 연남동을 걷고 있었다. 길을 건너려 서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어떤 이가 그리 유창하지는 않은 영어로 말을 걸어온다. 대뜸 하는 말이 전화 좀 쓰잔다. 전화? 4월도 한참인데 날이 아직 춥다. 봄이 늦게 오는 것인가, 겨울이 미련스럽게 남아있는 것인가. 이러다가 어느날부터 또 금새 더워질 것을 안다. 계절도, 조금 서서히 움직여주면 좋을 것을. 언어는, 보다 나은 형태를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사용하지 않으면, 결코 늘지 않는다. 외국어는 물론이고 모어(母語)도 그렇다. 직접 아는 얼굴이 아닌 상대라고 해서 인사를 하면 안된다는 규범이나 규칙은 없다. 인사에 인색해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득이 될 일도 없다. 여러 천만이 살아가는 땅 위에 어쩌다 같은 건물에 살게 된 이웃들과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면, 혹은 하지 않는다면, 대체 인생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서울은, 연약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용이한 곳이 아니다. Blog at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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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무렵에 잠깐 연남동을 걷고 있었다. 길을 건너려 서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어떤 이가 그리 유창하지는 않은 영어로 말을 걸어온다. 대뜸 하는 말이 전화 좀 쓰잔다. 전화? 4월도 한참인데 날이 아직 춥다. 봄이 늦게 오는 것인가, 겨울이 미련스럽게 남아있는 것인가. 이러다가 어느날부터 또 금새 더워질 것을 안다. 계절도, 조금 서서히 움직여주면 좋을 것을. 언어는, 보다 나은 형태를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사용하지 않으면, 결코 늘지 않는다. 외국어는 물론이고 모어(母語)도 그렇다. 직접 아는 얼굴이 아닌 상대라고 해서 인사를 하면 안된다는 규범이나 규칙은 없다. 인사에 인색해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득이 될 일도 없다. 여러 천만이 살아가는 땅 위에 어쩌다 같은 건물에 살게 된 이웃들과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면, 혹은 하지 않는다면, 대체 인생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서울은, 연약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용이한 곳이 아니다. Blog at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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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무렵에 잠깐 연남동을 걷고 있었다. 길을 건너려 서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어떤 이가 그리 유창하지는 않은 영어로 말을 걸어온다. 대뜸 하는 말이 전화 좀 쓰잔다. 전화? 4월도 한참인데 날이 아직 춥다. 봄이 늦게 오는 것인가, 겨울이 미련스럽게 남아있는 것인가. 이러다가 어느날부터 또 금새 더워질 것을 안다. 계절도, 조금 서서히 움직여주면 좋을 것을. 언어는, 보다 나은 형태를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사용하지 않으면, 결코 늘지 않는다. 외국어는 물론이고 모어(母語)도 그렇다. 직접 아는 얼굴이 아닌 상대라고 해서 인사를 하면 안된다는 규범이나 규칙은 없다. 인사에 인색해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득이 될 일도 없다. 여러 천만이 살아가는 땅 위에 어쩌다 같은 건물에 살게 된 이웃들과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면, 혹은 하지 않는다면, 대체 인생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서울은, 연약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용이한 곳이 아니다. Blog at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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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 camino

https://camino.wordpress.com/2014/09/03/왜

워드프레스닷컴에서 갑자기 팔로수가 늘어난다. 어제 그저 몇줄 끄적인게 다인데 말이다. 게다가 내 글을 제대로 읽을 수도 없을것 같은 이용자들이다. 스팸인지, 그저 랜덤인지, 블로그를 없애지만 않았을 뿐이지 뭐가 어찌 돌아가게 되었는지는 도통 모르니 그저 그러려니 하는 수 밖에는 없다. 다만 생전 처음 받는 워드프레스 앱의 알림이, 조금 어리둥절하다. Leave a Reply Cancel reply. Enter your comment here.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Email (Address never made public).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 Log Out.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 Log Out. Notify me of new comments via email.

2

呉世龍先生을 기리며 – camino

https://camino.wordpress.com/2013/12/16/呉世龍-先生을-기리며

며칠 전에 부고를 하나 들었다. 일본에 계신, 잘 아는 어른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벌써 두어 달 지난 이야기라고 한다. 급한 마음에 사모께 전화를 드렸더니, 내 목소리를 알아보시고는 금새 울먹이신다. 할 수 있는 것이, 전화밖에 없어 죄송했다. 돌아가신 분께서는 위암이셨다. 위를 절제해내고 몇 년을 더 사셨다. 지난 여름에 사모께서 혼자 서울에 오셔서 잠깐 뵈었을 때만 해도 조금 힘이 돌아오시면 가을 쯤에 서울에 오실 계획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세도 있으신터라 돌아가실 날이 그리 멀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어도, 그런 말씀을 들은 터라 조금 더 계실 줄 알았다. Leave a Reply Cancel reply. Enter your comment here.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Email (Address never made public). Notify me of new comments via email.

3

계절이 간다 – camino

https://camino.wordpress.com/2015/02/24/계절이-간다

십년도 더 전의 일이다. 아침 출근길에 한강을 운전해서 건너다가 내가 건너고 있던 다리의 북단의, 늘 보는 익숙한 풍경이 먼지에 덮여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지 얼마 아니었던 그 날, 나는 서울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황사는 물론 태고적부터의 자연현상이지만, 20세기의 마지막 이삼십년 동안, 적어도 서울에서 강의 건너편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먼지 바람이 불었던 적은 없었다. 더해서 작금의 황사는, 그저 단순한 모래바람이 아니라고 하지 않는가. 사람은 참 대단한 적응의 동물이어서, 이제 겨우 십년 조금 넘은 이 먼지바람에도, 많은 이들이 마스크 하나 없이 스스로의 폐를 필터 삼아 공기를 걸러주고, 하릴없이 이웃 탓만 한다. 서쪽의 이웃에게 책임이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우리의 하늘이 티없이 맑은 것이기만 했다면, 그래도 우리는 오늘처럼 매캐한 숨을 쉬고, 따가운 눈을 비볐을까. 봄비가 들리는 밤 →. Leave a Reply Cancel reply.

4

인사 – camino

https://camino.wordpress.com/2015/04/06/인사

직접 아는 얼굴이 아닌 상대라고 해서 인사를 하면 안된다는 규범이나 규칙은 없다. 인사에 인색해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득이 될 일도 없다. 여러 천만이 살아가는 땅 위에 어쩌다 같은 건물에 살게 된 이웃들과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면, 혹은 하지 않는다면, 대체 인생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Leave a Reply Cancel reply. Enter your comment here.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Email (Address never made public).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 Log Out.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 Log Out.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 Log Out.

5

用不用 – camino

https://camino.wordpress.com/2015/04/07/用不用

언어는, 보다 나은 형태를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사용하지 않으면, 결코 늘지 않는다. 외국어는 물론이고 모어(母語)도 그렇다. 쌀쌀한 밤 →. Leave a Reply Cancel reply. Enter your comment here.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Email (Address never made public).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 Log Out.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 Log Out.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 Log Out.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 Log Out. Notify me of new comments via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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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ngelism on the Camino de Santiago. A place for reflection as I prepare to hike the Camino de Santiago. 8220;Just as a sculptor might contemplate a block of stone, seeing ever more clearly what was within it and only then beginning to remove the stone hiding that form, so I, contemplating the past, saw every more clearly the essential form, moving in time, hidden within the block of seven thousand days. Art is first a seeing and then a revealing.” -Sheldon Vanauken, A Severe Mercy. June 18, 2014. The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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